[중고등학생이 미리 알면 좋을 현실 직무 이해 - 패션 MD]

패션 MD: 화려한 쇼룸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 패션 MD를 꿈꾸는 학생들이 상상하는 모습이 있다. 명품 브랜드 신상을 가장 먼저 보고, 패션쇼 앞줄에 앉아 있는 모습. 하지만 현실의 MD는 엑셀 시트를 들여다보고, 공장 현장을 뛰어다니며, 안 팔린 재고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패션 MD는 화려한 조명 아래 서는 주인공이 아니다. 무대 뒤에서 조명을 조절하고, 음악을 틀고, 모든 요소를 조율하는 총괄 감독에 가깝다. 패션 MD라는 직업의 진짜 모습을 알고 준비하면, 훨씬 더 단단하게 이 길을 걸을 수 있다. 화려함 뒤에 숨은 진짜 일의 본질을 함께 들여다보자.

  1. 감각보다 중요한 건 숫자를 읽는 눈이다 패션 MD의 하루는 어제 매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떤 옷이 팔렸고, 어떤 옷이 안 팔렸는지를 숫자로 파악해야 한다. "이 옷 예쁘다"가 아니라 "이 옷을 1,000장 만들면 800장은 팔릴 수 있을까?"를 계산하는 게 진짜 업무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슷한 스타일이 얼마나 팔렸는지, 올해 트렌드를 반영하면 물량을 얼마나 조정해야 하는지를 엑셀로 분석한다. MD는 옷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 돈을 옷에 투자하는 투자자에 가깝다. 투자 감각 없이 패션 감각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직업이다.
  2. 가장 자주 가는 곳은 패션쇼가 아니라 공장이다 MD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은 화려한 런웨이가 아니다. 먼지 날리는 생산 공장이고, 재고가 쌓인 물류 창고다. 원단 품질은 괜찮은지, 봉제 상태는 균일한지 직접 확인하러 현장을 뛰어다닌다. 단추 하나, 지퍼 하나의 가격을 조정해서 목표 원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 스케줄이 밀려서 여름옷이 가을에 나오면 그 옷은 전부 재고가 된다. 생산 일정을 쪼개고 조율하는 것도 MD의 중요한 역할이다. 패션쇼 티켓보다 공장 출입증을 더 자주 쓰는 게 현실이다.
  3. 모든 부서의 중간에서 조율하는 사람이다 MD는 디자이너, 생산팀, 영업팀, 마케팅팀 사이의 한가운데에 있다. 디자이너는 "이 원단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고, 생산팀은 "그 원단은 단가가 너무 비싸다"고 하고, 영업팀은 "가격을 더 낮춰야 팔린다"고 한다. MD는 이 모든 의견을 듣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디자이너의 의도는 살리면서도 원가를 맞추는 방법을 찾고, 영업팀이 팔 수 있는 가격대를 만들어내는 게 MD의 역할이다. 말주변이 아니라 각 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모든 팀의 불만을 듣는 자리지만, 한 브랜드를 완성하는 중심축이기도 하다.
  4. 재고는 곧 MD의 책임이자 다음 기회다 MD가 기획한 옷이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이면, 그건 회사 손해이자 MD의 책임이 된다. 안 팔리는 옷을 보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재고 처리는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한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이다. 언제 할인을 시작할지, 얼마나 가격을 낮출지, 아울렛으로 넘길지를 결정하는 타이밍 감각이 중요하다. 반대로 내가 예측한 대로 옷이 완판됐을 때의 성취감은 모든 스트레스를 보상한다. MD는 옷의 기획부터 재고 처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5. 트렌드보다 날씨와 경기를 먼저 본다 패션 MD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패션 잡지가 아니라 일기예보다. 롱패딩을 수만 장 준비했는데 그해 겨울이 따뜻하면 그 시즌 장사는 실패한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린넨 셔츠가 안 팔린다. 날씨뿐 아니라 경기 상황, 경쟁사 세일 일정 같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과 싸워야 한다. 계획대로 안 될 때를 대비한 Plan B, Plan C를 준비하는 게 진짜 실력이다. 유행을 쫓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를 읽어내는 분석력이 필요한 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