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할게." 이 말은 참 달콤하다. 당장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해주니까.
하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입에 붙은 이 한마디가, 20대라는 가장 강력한 투자 시기의 복리를 어떻게 갉아먹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루는 습관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이 습관이 시간을 잃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네 가지 복리를 동시에 무너뜨린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 우리는 시간을 잃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잃는다
미루면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대에 더 치명적인 손실은 '경험 데이터'와 '피드백'을 얻을 기회를 잃는 것이다. 20대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수집해야 하는 시기다. "이걸 해봤더니 잘 맞더라", "이건 시도해봤는데 영 아니더라" 같은 데이터가 쌓여야 20대 후반, 30대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21살에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패'한 사람은, 22살에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한다. 이 과정이 5년만 쌓여도 26살의 그는 엄청나게 성장해 있다. 반면 "완벽하게 준비되면 해야지"라며 5년을 미룬 사람은 26살에 드디어 '첫 시도'를 한다. 그는 5년의 시간을 잃은 게 아니라, 5년 동안 쌓였어야 할 성장의 복리 전부를 잃은 것이다. 20대의 '실패'는 손해가 아니다. 그건 '나'에 대한 비싼 데이터를 '경험'이라는 비용을 치르고 산 것이다.
- 0에는 어떤 이자도 붙지 않는다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다. 바로 원금 '0'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10'을 '100'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지만, 사실 인생에서 가장 큰 도약은 '0'을 '1'로 만드는 '시작' 그 자체다. 미루는 습관은 우리의 상태를 계속 '0'에 묶어둔다. "나중에"라는 말은 "지금은 나의 계좌에 0원을 넣겠다"는 선언과 같다. 0원에는 100%의 이자가 붙어도 0원이다. 반면 "일단 10분만 해보자"는 '1'을 넣는 행위다. 그 '1'은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 '1'을 기반으로 1.1이 되고 1.2가 될 '복리의 자격'을 얻는다. 20대의 복리는 '완성도'가 아니라 '시작 횟수'에서 나온다.
- 작은 성공의 복리와 불안의 복리
미루는 습관이 갉아먹는 가장 무서운 것은 '시간'이나 '경험'이 아닐 수도 있다. 그건 바로 '정서적 에너지'다. 미루는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흘러간다. '해야 하는데...' 압박감이 오고, '오늘도 못했네...' 죄책감이 쌓이고, '나는 왜 이럴까?' 자기 비난이 시작되고, '이젠 너무 늦어서 시작하기 더 두려워...' 더 큰 압박이 온다. 이렇게 '불안'과 '자기 비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의 복리'가 쌓인다. 나중에는 정말 그 일이 무서워서 시작조차 못하게 된다. 반면 일단 해내는 사람의 마음은 다르다. '일단 조금이라도 했다!' 작은 성취감이 오고,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안도감이 들고, '다음 것도 해볼 수 있겠다.' 자기 효능감이 생기고, '나는 꾸 잘해내는 사람이구나.' 긍정적 자아상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작은 성취'가 '자신감'이라는 이자를 낳고, 그 자신감이 더 큰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자산의 복리'가 쌓인다.
- 네 가지 복리가 동시에 무너진다
청소년기의 미루는 습관은 운동과 수면 같은 건강 습관까지 약하게 만들고, 이게 대학과 직장 시기까지 이어져 스트레스, 통증, 수면 문제와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대학생을 9개월 추적한 연구에서도, 미루는 경향이 높은 학생일수록 이후에 수면 질이 떨어지고, 신체 통증과 활동 부족,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이 더 많았다. 또한 지속적인 미루기는 불안, 우울, 스트레스, 죄책감, 낮은 자기 효능감과 연결된다. "또 미뤘네, 난 왜 이럴까"라는 자기 비난이 쌓이면, 나중에는 과제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 더 무겁게 느껴져서 행동하기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과제나 모임이나 연락을 자꾸 미루면, 주변 사람 눈에는 능력보다 "믿고 맡기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평판이 먼저 쌓이기 쉽다. 언어, 코딩, 글쓰기, 발표력 같은 기술은 매일 조금씩만 해도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대표적인 복리형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