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소리 듣는 걸 두려워하면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이 말을 들으면 마음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는다. 과거에 누군가의 날카로운 말에 상처받았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조언은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말하지만 종종 싫은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우리를 나약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는 게 있다. 싫은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픈 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성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이 가져오는 고통과 모욕감,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성장을 막는 건 싫은 소리를 듣지 못해서가 아니다. 어떤 피드백을 받아들일지 판단하지 못할 때, 그리고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다.
- 모든 싫은 소리가 성장의 재료는 아니다
우리가 싫은 소리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것 안에는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 이 구별을 못 하면 모든 비판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첫째, 사실 기반의 데이터다. "네 발표 자료 3페이지에 오타가 있었어", "말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절반은 못 알아들었어"같은 것이다. 이것은 나라는 사람을 향한 게 아니라 나의 행동이나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다. 이것이 우리가 성장을 위해 흡수해야 할 재료다. 둘째, 감정 기반의 불평이다. "너 때문에 일이 다 꼬였잖아",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야"같은 말은 데이터라기보다 그 사람의 감정이다. 그가 화났다는 정보는 얻되 그가 내린 평가를 곧이곧대로 흡수할 필요는 없다. 셋째, 인격 모독의 공격이다. "넌 원래 그 모양이야", "머리가 나쁜 거 아니야"같은 말은 피드백이 아니다. 어떤 성장의 재료도 담겨있지 않은 그저 상처를 주기 위한 폭력이다.
-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해야 한다
싫은 소리가 유독 고통스러운 이유는 우리가 종종 "내 발표 자료가 엉망이다"라는 말을 "내가 엉망인 사람이다"라고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발표 자료에 오타가 많다는 데이터를 들었을 때 분리에 실패하면 "나는 꼼꼼하지 못한 사람이야. 난 역시 안 돼"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하락하고 방어기제가 발동한다. 하지만 분리에 성공하면 "아, 내가 이번 작업에서 텍스트 검수를 놓쳤구나. 다음에는 꼭 제출 전에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야겠다"라고 생각한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피드백은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나의 행동이 특정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에 대한 정보다. "나는 부족하다"가 아니라 "나의 이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라고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실수나 미숙함보다 훨씬 더 큰 존재다.
- 포장지와 내용물을 분리하자
때로는 데이터가 분명한 좋은 피드백도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태도나 말투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많다. 짜증 섞인 말투로 "너는 발표할 때 왜 이렇게 말을 더듬어? 듣는 사람 답답하게"라고 말한다면 버릴 포장지는 짜증 섞인 말투와 "답답하게"라는 감정적 표현이다. 취할 내용물은 "발표할 때 말을 더듬는다" 즉 "청자가 내 말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정보다. 사회생활에서는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조언을 가시 돋친 포장지에 싸서 던져준다. 이때 우리는 그 가시에 찔려 아파하느라 조언이라는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한다. 아프지만 그 포장지는 과감하게 뜯어 버리고 그 안에 쓸 만한 데이터가 있는지 딱 한 번만 확인해보자. 만약 내용물도 공격이라면 포장지째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 피드백을 두려워할수록 더 가혹한 피드백을 받는다
역설적이지만 당신이 피드백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할수록 주변 사람들은 더 직설적이고 신경 쓰지 않은 방식으로 말한다. 반면 피드백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더 세심하고 건설적으로 조언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피드백을 구하는 태도는 "나는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돕고 싶어 한다. 반대로 피드백을 거부하는 태도는 "어차피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인식을 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배려 없이 말하거나 아예 말하지 않는다. 당신의 두려움이 실제로 더 나쁜 피드백을 초대하는 것이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작은 피드백부터 구해보는 것이다.
- 자아존중감이 피드백 수용의 기반이다
청소년기에 부정적인 피드백이 특히 고통스러운 이유는 감수성이 예민해서만은 아니다. 자아존중감이 낮을 경우 외부의 작은 비판조차 자신의 존재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번 숙제는 아쉬운 점이 많네"라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 숙제에 부족한 점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대신 나는 역시 능력이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결론 내린다.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방법은 긍정적 경험을 쌓는 것이다. 감사 일기 쓰기, 자신만의 작은 성공 경험 발표하기, 서로 칭찬하기 같은 활동을 통해 좌절 상황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힘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의 축적이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심리적 토대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