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은 파티만 하는 게 아니다. 낯선 곳에서 국익을 위해 싸우는 일이다. 드라마에서 보던 화려한 리셉션, 세계 각국을 누비는 모습. 외교관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이렇다. 하지만 그 이미지 뒤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현실이 존재한다. 외교관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막연한 동경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직업의 진짜 무게를 이해할 때, 그 꿈은 더 단단해진다.

  1. 파티는 '놀이'가 아니라 '전장'이다 외교관이 참석하는 사교 행사는 단순한 파티가 아니다. 그곳은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인맥을 구축하는 업무 현장이다. 수백 명과 웃으며 대화하지만, 그 속에서 상대국의 속내를 파악하고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하는 고도의 심리전이 벌어진다. 오늘 만든 편안한 인맥이 훗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비공식 채널이 된다. 파티가 끝나면 긴장이 풀려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외교관이 겪는 '보이지 않는 감정 노동'이다.
  2. 3년마다 반복되는 이별과 적응 외교관은 평균 2-3년마다 전 세계를 옮겨 다닌다. 새로운 나라에 도착하면 언어, 문화, 인맥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 막 친해진 친구들과 헤어지고, 자녀는 학교를 옮기며, 배우자는 경력이 단절된다. 특히 생활 여건이 어려운 오지나 위험 지역에 발령받으면 가족과 떨어져 혼자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화려한 파티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지만, 나머지 시간은 좁은 숙소에서 보고서를 쓰며 고독과 싸운다. 어느 나라에서도 '주인'이 되지 못하는 영원한 이방인의 삶이다.
  3. 개인 신념과 국가 입장 사이에서 외교관은 개인의 의견이 아닌 '국가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정책도 옹호해야 하고, 상대국의 부당한 요구에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 SNS에 일상을 자유롭게 올릴 수 없고, 민감한 정보를 다루기에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 한다. 24시간 비상 대기 상태다. 주말 새벽에 자국민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출동해야 하고,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 밤샘 회의를 한다.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 안보가 우선인 삶이다.
  4. 종합 예술과 같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외교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지식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때로는 학자의 영역을 넘나들 정도로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하며, 임용 후에도 해외 유학 등을 통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국제 경제 동향과 시장을 분석하는 감각은 국익과 직결되는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다. 영어는 유창함보다 정확함이 중요하다. 오류 없이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5. 국익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행동이다 외교관의 '국익'은 매우 구체적이다.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한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며, 기후 변화나 에너지 안보 같은 국제 현안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 협상한다.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알려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책상을 치며 언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논리를 깨고 우리 논리를 관철시키는 '협상'과 여러 나라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조율'이 핵심이다. 1%의 이익이라도 더 얻기 위해 몇 달, 몇 년을 끈질기게 설득한다.